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1인 창조기업 116만개 돌파’라는 뉴스는 반갑게 들린다. 통계 수치도 긍정적이다. 평균 매출액이 2억664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3620만원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계 발표를 읽는 방식에 따라 평가는 완전히 달라진다. ‘116만개가 증가했다’는 숫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 시작했는가’를 보여줄 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공했는가’를 말하지 않는다. 평균 매출이 증가했다는 뉴스 뒤에는 ‘손익분기점까지 평균 29.8개월이 걸린다’는 기록이 숨어 있다. 약 2년 반을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평균 2억원이라는 숫자가 모든 개인을 대변하지 않는다
통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평균값’이다. 평균 매출액 2억6640만원이라는 숫자는 중앙값이 아니다. 100만원을 버는 사람과 10억원을 버는 사람이 함께 섞여 있고, 그들의 합을 나눈 것이 평균값이다. 즉, 이 숫자는 ‘대다수 개인 창업자가 이 정도 번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높은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전체 평균이 이 정도’라는 뜻일 수 있다.
실제로 1인 창조기업의 주요 업종을 보면 이 의심이 확인된다. 전자상거래업이 27.9%로 압도적 1위인데, 이 영역에서는 소수의 성공자와 대다수의 생존자라는 극단적 분포가 나타난다. 특정 상품이나 카테고리에서 성공한 창업자는 수억대 매출을 올리지만, 대부분의 입점자는 월 100만원 미만의 수익으로 운영된다. 평균 2억원이라는 숫자는 소수의 성공 사례를 대표값으로 제시함으로써, 진입을 고려하는 중장년층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
손익분기점까지 2년 반…초기 자본금을 잃으면서 버티는 사람은 몇 명인가
통계에서 공개한 가장 솔직한 수치는 ‘손익분기점까지 평균 29.8개월’이라는 항목이다. 약 2년 반이다. 이 기간 동안 창업자는 무엇을 하는가. 상품을 준비하고, 광고를 집행하고, 손실을 감수하며 기다린다. 당기순이익이 플러스로 돌아설 때까지 말이다. 문제는 이 기간의 초기 자본금이 어디서 나오는가 하는 것이다.
대표자 평균 연령 55.1세라는 수치는 이 질문을 더욱 절실하게 만든다. 55세는 사실상 은퇴 기로에 있는 나이다. 재취업이 어려워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2년 반 동안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현금 여유가 있을까. 퇴직금이나 전세금 같은 ‘마지막 자산’을 초기 투자금으로 쓰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것 자체가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그 기간 동안 자신의 자산이 얼마나 소진되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 3620만원은 세금과 사회보장료를 낸 후의 실제 수입인가
평균 당기순이익 3620만원이라는 숫자도 검증이 필요하다. 이것은 순이익이지, 실제 개인이 손에 쥐는 돈이 아니다. 개인사업자는 소득세를 내야 한다. 3620만원에 대해 대략 15~20%의 세율이 적용된다면, 500만원에서 7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도 별도로 부담한다. 이들 합계는 최소 700만원에서 1000만원 대다.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 3620만원에서 세금과 사회보장료를 차감하면, 실제로 개인이 생활비로 쓸 수 있는 금액은 2000만원대에 머문다. 월 150만원~170만원 정도다. 55세 중장년층이 서울·경기 지역(수도권 57.5%)에서 월 150만원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가족이 있다면 더욱 불가능하다. 많은 창업자들은 당기순이익이 플러스가 된 이후에도 추가 일자리를 병행하거나, 자신의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116만개 증가는 좋은 소식, 그렇다면 생존율은?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게 빠진 데이터가 하나 있다. 바로 ‘생존율’이다. 1인 창조기업이 116만개로 증가했다는 뉴스는 반갑지만, 그 뒤에 이전에 만들어진 기업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포기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중기부 통계는 현재 등록된 사업체 기준이다. 이는 ‘현재 생존한 기업 수’를 보여줄 뿐, ‘창업한 사람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패했는가’는 말하지 않는다.
만약 지난 5년 동안 1인 창조기업으로 시작한 사람이 500만명이고, 현재 116만개만 남았다면 생존율은 23% 정도다. 77%의 사람들이 2년 미만에 포기했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추정일 뿐이지만, 손익분기점까지 평균 29.8개월이라는 데이터와 함께 보면 상당히 현실적이다. 2년 반을 버티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116만개 증가’라는 좋은 뉴스만 전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2년 안에 포기했는가’는 누구도 묻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