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를 거스르는 생존 공식
외식업계가 원가 상승으로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가운데, 여전히 6천원대 가격을 유지하는 식당들이 있다. 이들의 생존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작은 규모’에 있다.
마포구의 한 백반집 사례는 이러한 현상을 명확히 보여준다. 제육비빔밥과 육개장을 6천원에 판매하는 이 식당은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단골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인건비 제로, 유일한 돌파구
저가 가격 유지의 핵심은 인건비 구조다. 1인 운영 체제는 직원 급여, 4대보험, 퇴직금 등 고정 인건비를 완전히 제거한다. 이는 월 최소 200만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낳는다.
소고기, 콩나물, 상추, 쌀 등 모든 식자재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도 가격을 고수할 수 있는 것은 이 같은 구조적 이점 덕분이다. 복수 직원을 둔 식당이라면 불가능한 선택이다.
고객 충성도라는 무형자산
가격 동결 전략은 단순한 손해 감수가 아니다. 택시기사들처럼 가성비에 민감한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면, 매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들 고객은 SNS나 입소문을 통해 자발적 홍보자가 되며,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킨다. 가격 인상으로 단기 수익을 늘리는 것보다, 장기적 단골 확보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의 한계
하지만 이러한 모델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운영자 개인의 건강 문제나 체력 저하는 곧바로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확장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1인 운영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점이 온다. 현재는 균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균형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소상공인 정책의 사각지대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은 대부분 시설 개선, 디지털 전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런 1인 영세 식당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식자재 원가 안정화나 임대료 부담 경감이다.
현재의 지원 체계는 이들의 실제 생존 전략과 괴리가 있다. 영세 자영업자의 실질적 경영 구조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