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만든 줄서기 열풍, 위생 기준은 줄을 서지 않았다

두쫀쿠 식품위생

오픈런을 유발하는 음식의 인기가 클수록, 그 이면에서 작동해야 할 위생 기준은 더 촘촘해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두바이 쫀득 쿠키’ 등 유행 디저트를 판매하는 배달 음식점과 아이스크림 무인 판매점 4180곳을 점검한 결과, 약 2%에 해당하는 81곳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이 확인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왜 등장했나

이번 점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결과는 단순 위반 건수가 아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 조리식품 128건을 수거해 식중독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1건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를 2.5배 초과해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오염된 조리기구를 사용하거나, 완성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할 때 주로 증식한다. 이번 적발된 위반 사항 중 ‘위생모·마스크 미착용'(12곳)과 ‘건강진단 미실시'(20곳)가 포함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본적인 인적 위생 관리가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는 식중독균 검출이 우연이 아닌 예측 가능한 결과가 된다.

황색포도상구균

소비자 입장에서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은 섭취 후 수 시간 내에 구토·복통·설사를 일으킬 수 있어 신속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열에 강한 독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음식을 다시 가열해도 이미 생성된 독소는 제거되지 않는다. 배달 음식처럼 조리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한 식품은 이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

무인 판매점, ‘사람 없음’이 곧 ‘관리 없음’인가

아이스크림 무인 판매점 1233곳 중 21곳이 소비기한 경과 제품을 보관하거나 판매한 것으로 적발됐다. 점유율로 보면 약 1.7%지만, 무인 업태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다르게 읽힌다.

무인 판매점은 점주가 상주하지 않는다. 제품 입고와 유통기한 관리를 누가, 얼마나 자주 하느냐는 전적으로 운영자의 자율에 달려 있다. 위반 업소에 대해 지자체가 6개월 이내 개선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지만, 그 사이 기간 동안 소비자는 동일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경기도에서만도 무인 판매점 4곳이 별도로 소비기한 경과 스낵류를 판매하다 적발됐다.

무인 판매점 확산 속도에 비해 위생 점검 주기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구조적 문제다. 점검 이력이 없는 업소를 중심으로 이번 점검이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평소에는 이들 업소가 사실상 감시 공백 지대에 놓여 있었음을 의미한다.

SNS 트렌드 음식이 위생 체계보다 빠른 이유

두바이 쫀득 쿠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개월 만에 전국 배달 앱에 확산됐다. 이런 속도로 시장이 형성되면, 기존 점검 체계는 업소 수를 파악하는 것조차 뒤처지게 된다. 식약처가 이번 점검 대상을 3600곳으로 예고했다가 실제 점검 때는 4180곳으로 늘어난 것도 이를 반영한다.

유행 음식을 파는 소규모 배달 전문 업체 중 상당수는 공유주방이나 소규모 임대 주방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진입 장벽이 낮고, 메뉴 교체도 빠르다. 브랜드 이름이 바뀌거나 상호가 달라지면 기존 점검 이력도 무의미해진다. 적발 후 행정처분을 받더라도 메뉴나 상호를 바꿔 재개업하는 경우를 막을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

식약처는 2021년부터 다소비 품목 배달 음식점에 대해 집중 점검을 이어왔으며, 올해도 배달음식과 무인 판매점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점검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단속 후 처분이 아니라 진입 단계에서의 위생 교육 의무화와 주기적 자가 점검 시스템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소비자가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것

배달 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소비자가 직접 해당 업소의 위생 점검 이력을 확인하는 방법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나라’ 사이트에서는 업소별 행정처분 이력과 영업 등록 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배달 앱 내 위생 등급 표시 제도도 참고할 수 있으나, 자율 신청 기반이라 모든 업소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무인 판매점을 이용할 때는 제품 포장의 소비기한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자기 보호 수단이다. 유통기한이 아닌 소비기한 기준으로 표기가 바뀐 만큼, 날짜 확인 습관이 필요하다. 디저트류처럼 상온 보관과 냉장 보관이 혼용되는 제품은 보관 온도가 적절한지도 함께 살피는 것이 좋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지만, 식중독균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소셜미디어가 만든 줄서기 열풍은 결국 소비자가 직접 감수하는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 먹거리 안전은 단속이 아니라, 소비자의 정보력과 제도의 선제적 설계가 함께 맞물릴 때 비로소 작동한다.